6·3 지방선거 무투표 당선자 504명, 역대 두 번째로 많은 이유와 문제점 총정리

다가오는 6월 3일, 전국적으로 대한민국의 지역 일꾼을 뽑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치러집니다. 유권자로서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기 위해 어떤 후보가 우리 동네를 위해 일할지 꼼꼼히 살펴보시는 분들이 많을 텐데요. 그런데 만약 여러분이 투표소에 갔을 때, 투표용지에서 시장이나 구청장, 혹은 시의원 후보의 이름을 아예 찾아볼 수 없다면 얼마나 황당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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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이번 6·3 지방선거에서는 투표도 하기 전에 이미 당선이 확정된 이른바 무투표 당선자가 무려 504명(등록 기준 513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이는 지방선거 역사상 역대 두 번째로 많은 엄청난 규모입니다.

 


도대체 왜 이렇게 많은 후보가 선거라는 민주주의의 치열한 검증 과정을 거치지 않고 이른바 프리패스로 당선이 되는 것일까요? 오늘은 이번 6·3 지방선거 무투표 당선의 구체적인 현황과 그 근본적인 원인, 그리고 우리 유권자들에게 미치는 악영향과 해결책까지 아주 상세하게 파헤쳐 보겠습니다.

목차

     

    6·3 지방선거 무투표 당선 현황 : 누가, 어디서 투표 없이 당선되었나?

    가장 먼저 이번 선거에서 얼마나 많은 후보가 투표 없이 당선증을 거머쥐게 되었는지 구체적인 데이터를 살펴보겠습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전국 2,349곳의 지방선거 선거구 가운데 무려 307곳에서 단 1명의 후보자만 등록을 마쳤습니다. 경쟁자가 아예 출마하지 않아 사실상 투표의 의미가 사라진 무투표 선거구가 전체의 약 13%에 달하는 것입니다.

    📌 단독 출마로 당선된 주요 기초단체장 (3명)
    이번 선거에서 가장 눈에 띄는 무투표 당선자는 단연 기초지방자치단체의 행정을 총괄하는 기초단체장입니다. 총 3명의 기초단체장이 일찌감치 당선을 확정 지었으며, 이들은 모두 더불어민주당 소속입니다.

     - 광주광역시 서구청장, 광주광역시 남구청장, 경기도 시흥시장

    📌 500명이 넘는 지방의원 무투표 당선 현황
    풀뿌리 민주주의의 핵심이 되어야 할 광역의원과 기초의원 단위로 내려가면 무투표 당선자의 규모는 더욱 방대해집니다.

     - 광역의원 (108명) : 서울 은평 2선거구, 관악 1선거구 등을 포함하여 전국적으로 108명의 광역의원이 무투표로 시·도의회 입성을 확정 지었습니다.
     - 기초의원 (305명) : 서울 종로 나 선거구, 라 선거구를 비롯해 동네의 살림을 직접적으로 감시하고 책임지는 기초의원 305명이 투표 없이 자리를 꿰찼습니다.
     - 비례대표 기초의원 (97명) : 정당의 득표율에 따라 배분되어야 할 비례대표 기초의원 역시 97명이 경쟁 없이 당선을 확정 지었습니다.

    이렇게 기초단체장과 지방의원을 모두 합치면 전체 무투표 당선자 수는 500명을 훌쩍 넘어섭니다. 후보자 1명만 출마한 이 기이한 현상, 과연 단순한 우연일까요?

     

    무투표 당선 급증의 진짜 이유 : 거대 양당의 짬짜미와 고질적인 지역주의

    무투표 당선자가 이렇게 역대급으로 쏟아져 나온 핵심적인 이유는 대한민국 정치의 고질적인 병폐인 '거대 양당의 독과점 구조'와 깊게 뿌리내린 '지역주의 쏠림 현상'에 있습니다.

    📌 "어차피 내도 진다" - 포기해버린 정당의 책임 정치
    대한민국 선거 지도를 보면 특정 정당이 절대적인 강세를 보이는 이른바 '텃밭' 지역이 존재합니다. 대구와 경북(TK)을 필두로 한 영남권은 전통적으로 국민의힘이, 광주와 전남을 비롯한 호남권은 더불어민주당이 굳건한 독점적 지지 기반을 다지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러한 지역주의가 너무 고착화되다 보니, 선거에서 불리한 정당이 아예 후보조차 내지 않는 촌극이 벌어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 호남 지역 :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어차피 호남에 후보를 내봤자 당선 가능성이 희박하고 선거 기탁금과 유세 비용만 낭비한다"는 패배주의적 계산이 작용하여 출마를 포기합니다. 결국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단독 출마하여 무투표 당선되는 사례가 속출합니다.
     - 영남 지역 : 더불어민주당 역시 대구·경북 등 영남 지역에서 당선 가능성이 낮다는 이유로 공천을 포기하거나 극심한 인물난을 겪습니다. 그 결과 국민의힘 후보들이 손쉽게 무투표로 당선증을 가져갑니다.

    📌 통계가 증명하는 지역 독식의 민낯
    이번 6·3 지방선거 통계를 보면 정당들의 책임정치 포기 현상이 얼마나 심각한지 명확히 알 수 있습니다.

     - 전남·광주 지역 : 이 지역의 무투표 당선 후보자는 4년 전 지방선거보다 무려 17명이나 늘어난 80명에 달했습니다. 지역 내 정치적 다양성이 성장하기는커녕 오히려 퇴보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충격적인 지표입니다.
     - 대구·경북 지역 : 지난 선거보다는 5명이 줄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70명이라는 엄청난 숫자의 후보자가 어떠한 쓴소리나 본선 경쟁 없이 당선되었습니다.

    선거의 유불리, 즉 이길 수 있는 곳에만 선택적으로 깃발을 꽂겠다는 얄팍한 비용-편익 계산 때문에 공당으로서 유권자에게 선택지를 제공해야 할 의무를 져버렸다는 거센 비판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제대로 된 정책을 제시하고 유권자의 냉정한 심판을 받아야 할 정당들이 서로의 텃밭을 인정해 주며 스스로 정치적 담합을 하고 있는 셈입니다.

     

    무투표 당선이 유권자에게 미치는 치명적인 문제점

    "경쟁자가 없어서 합법적으로 당선된 건데, 그게 뭐 그리 큰 문제인가요?"라고 반문하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무투표 당선 제도의 이면에는 유권자의 알 권리와 주권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법적, 제도적 맹점들이 숨어 있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현행 '공직선거법'에 명시된 독소조항 때문입니다.

    🚫 선거 운동 전면 금지 : 이름조차 알 수 없는 우리 동네 대표
    현재 공직선거법 제275조 등 관련 규정에 따르면, 후보자가 단독 출마하여 무투표 선거구가 된 곳의 후보자는 후보자 등록이 완료되는 순간부터 일체의 선거 운동을 할 수 없게 됩니다. 선거 관리 비용의 낭비를 막겠다는 것이 본래의 법 제정 취지였지만, 이로 인해 유권자가 겪는 부작용은 참담한 수준입니다.

     ① 현수막 철거 및 유세 불가 : 후보자가 자신의 얼굴과 핵심 공약을 알리기 위해 거리에 걸어두었던 선거 현수막을 즉각 모두 철거해야 합니다. 당연히 시끌벅적한 유세차를 동원한 동네 골목 유세나 마이크 사용도 전면 금지됩니다.
     ② 선거 공보물 발송 금지 : 각 가정으로 배달되는 두툼한 선거 공보물 봉투 속에서 무투표 당선자의 공약집은 쏙 빠진 채 배송됩니다. 유권자는 이 후보가 어떤 정치적 철학을 가지고 있는지, 지역구를 위해 어떤 예산을 집행할 계획인지 전혀 알 길이 없습니다. 심지어 전화나 온라인 홍보조차 제약을 받습니다.
     ③ 투표용지 이름 삭제 : 무엇보다 가장 치명적인 문제는, 선거 당일 유권자가 투표소에서 받아 드는 투표용지에서 해당 선거구의 칸 자체가 아예 사라진다는 것입니다. 투표장에 가서 기표소에서 도장을 찍음으로써 대표성을 부여하는 민주주의의 핵심 참여 행위 자체가 원천 차단됩니다.

    🔇 유권자의 권리가 실종된 '깜깜이 선거'
    결과적으로 유권자들은 완벽한 깜깜이 선거를 강요받게 됩니다. 누가 출마했는지, 과거에 무슨 활동을 했는지, 재산과 납세 실적은 어떠한지, 치명적인 전과 기록은 없는지 등 도덕성과 자질을 판단할 가장 기본적인 정보조차 철저히 베일에 가려집니다. 심지어 그 사람의 이름조차 제대로 모른 채 향후 4년간 우리 동네의 막대한 예산과 행정을 맡겨야 합니다. 유권자 입장에서는 민주주의 사회의 주권자로서 철저히 무시당하고 소외되는 뼈아픈 박탈감을 느낄 수밖에 없습니다.


    무투표 당선의 굴레, 해결책은 정말 없는 걸까?

    이러한 반쪽짜리 선거, 유권자가 철저히 배제되는 기형적인 제도를 타파하기 위해 학계와 정치권 내·외부에서는 강력한 선거제도 개선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이 입을 모아 제안하는 현실적인 대안은 크게 두 가지로 요약됩니다.

    💡 대안 1 : 투표장으로 끌어내는 '찬반 투표제' 도입
    가장 직관적이고 즉각적인 효과를 볼 수 있는 대안은 무투표 당선을 폐지하고 찬반 투표제를 전면 도입하는 것입니다.
    후보자가 단 1명뿐이더라도 다른 후보들과 동일하게 정상적인 선거 운동을 허용하여 유권자에게 정책과 비전을 알릴 기회를 충분히 보장해야 합니다. 그리고 선거 당일 투표용지에 해당 단독 후보의 이름을 올려 유권자가 적극적으로 '찬성' 혹은 '반대'를 선택할 수 있게 하자는 취지입니다.
    만약 선거 결과 유효 투표수의 과반수 이상이 '반대'를 선택하거나 특정 최소 득표율 기준을 넘지 못하면 당선을 무효화하고 재선거를 치르도록 강제합니다. 이렇게 되면 아무리 텃밭의 단독 출마 후보라 할지라도 유권자의 눈치를 보며 겸손하고 치열하게 선거에 임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 대안 2 : 독과점을 깨는 '중대선거구제' 전면 확대
    보다 근본적이고 거시적인 정치 구조 개혁안으로는 '중대선거구제 확대'가 거론됩니다. 현재 기초의원 선거 등에서 부분적으로 도입되어 있으나, 여전히 한 선거구에서 2명만 뽑는 경우가 많아 사실상 거대 양당이 의석을 하나씩 사이좋게 나눠 가지는 '나눠먹기 판'으로 전락한 지 오래입니다.
    이를 과감하게 개편하여 하나의 넓은 선거구에서 최소 3~4명, 혹은 그 이상을 선출하도록 법을 개정해야 합니다. 선거구가 커지고 선출 인원이 늘어나면 소수 진보 정당이나 참신한 무소속 정치 신인들도 당선될 확률이 획기적으로 높아집니다. 다양한 정당과 후보들이 선거에 적극적으로 뛰어들 수 있는 다당제 환경이 조성되면, 자연스럽게 후보를 구하지 못해 발생하는 단독 출마와 무투표 당선 사태는 급격하게 줄어들 것입니다.

     

    결론 : 6·3 지방선거가 우리에게 남긴 무거운 과제

    지금까지 6·3 지방선거에서 나타난 504명이라는 역대급 무투표 당선 사태의 전말과 그 이면에 숨겨진 양당 정치의 카르텔, 그리고 유권자의 알 권리를 침해하는 치명적인 문제점까지 종합적으로 짚어보았습니다.

    투표와 선거는 민주주의 사회에서 일반 국민이 주권을 행사하고 권력을 견제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하고 아름다운 무기입니다. 하지만 선거의 유불리만 따지며 특정 지역에 깃발만 꽂으면 당선이라는 구태의연하고 오만한 낡은 정치 문법 속에서, 정작 민주주의의 주인이 되어야 할 유권자의 권리는 철저히 무시당하고 있습니다.

    이름도, 얼굴도, 공약도 모르는 사람을 4년간 우리 지역의 살림꾼으로 맹목적으로 모셔야 하는 이 기형적인 제도는 하루빨리 수술대에 올라야 합니다. 정치권은 "투표할 권리를 빼앗겼다"는 유권자의 분노 섞인 싸늘한 시선을 무겁게 받아들여야만 합니다. 찬반 투표제 도입이나 중대선거구제 개편 등 국민의 선택할 권리를 온전히 보장할 수 있는 실질적인 공직선거법 개정에 국회가 즉각 착수하기를 강력히 촉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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